“관람료 내기 싫으면 절에 안 가면 된다”고요?
“관람료 내기 싫으면 절에 안 가면 된다”고요?
  • 조현성
  • 승인 2018.03.19 0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Q: 길을 막고 돈 받으면 XX라는데, 안 가면 되지 않나. 사찰 소유지 토지가 많다고 해도 재산 가치가 없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땅이다. 농지만 해도 국가에서 보조금을 준다. 사찰 소유토지도 지원을 받아야 한다. 국립공원 대부분은 사찰 소유지 아닌가.

새로운불교포럼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립공원 문화재 관람료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에서 황평우 소장(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김형남 변호사(법무법인 신아), 안진걸 시민위원장(참여연대), 강동효 기자(서울경제신문사) 등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사찰문화재관람료 징수 위치 변경 ▷사찰문화재관람료 일원화 및 결정에 시민단체 참여 ▷사찰문화재관람료 징수 지출 내역 투명 공개 ▷국가보조금으로 사찰문화재관람료 대체 등을 제안했다.

조계종 지원되는 혈세 어마어마 해

황평우 소장: 조계종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데, 무슨 근거에서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국립공원 자체가 국민의 예산으로 관리된다. 사찰에는 문화재 보수뿐 아니라 전통사찰지원법에 따라 큰돈이 지원되고 있다. 문화재보수비가 매해 2000억원 이상 지원된다. 이 외에도 템플스테이 지원, 문화재관람료 등 많다. 사찰에서 하는 불사는 또 누구 돈으로 하나? 이런 것들을 포함하면 수천억 원쯤 된다.

사유재산 관리권을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는 말은 맞다. 그러나 꼭 돈을 요구해야 하나? 불교는 기본이 무소유 아닌가. 다시 말하지만, 한국불교 사찰들은 이미 정부로부터 어마어마한 지원을 받고 있다. 관련 법률안 개정 운동과 함께 청원운동을 하자. 일단 가장 쉬운 것부터 하자. 관람료를 징수하는 위치부터 등산로 입구가 아닌 해당 문화재 앞으로 변경하자.

관람료 징수 사찰이 곧 조계종 권력층

김경호 이사장(지지협동조합): 육상 국립공원에 수용된 사찰의 토지는 7%이다. 경관적으로 우수하고 사찰이 잘 관리해서 핵심경관지구로 불린다.

문화재관람료를 시로부터 받는 보조금으로 대체한 범어사를 제외하고 현재 64개 사찰이 문화관람료 징수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 64개 사찰 때문에 나머지 조계종 2400여 사찰이 함께 원성을 듣는다.

관람료를 징수하는 64개 사찰이 조계종단 권력층이다. 종단 정치를 전리품화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이들은 관람료 징수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불교 내부에서 견제세력이 없어서 이들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다.

조계종이 문화재를 점이 아닌 면으로 대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의 시작이 나이다. 내가 종교문화재를 단순한 점 개념에서 점-선-면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었다. 이것이 현재 조계종 측의 희한한 논리로 변질된 것은 안타깝다.

과거, 사찰이 징수하는 관람료는 문화재 보수 유지에만 사용된다는 룰이 있었다. 종단 선거를 치루면서 조금씩 그 용처를 변경하도록 허용했다. 그 용처에 대해 감사도 없다.

이제라도 국회 입법을 통해 사찰 문화재관람료 관련 문제점들이 바로 잡혀야 한다. 징수와 지출 정보를 공개하고 징수 액수 결정에는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제도를 만들어야한다.

문화재청과 조계종이 협의하는 내용도 이제는 공개해야한다. 문화재청과 회의 때 주장하는 조계종 측 억지 논리를 이제는 국민이 알아야 한다.

   
 

조계종과 문화재청 회의록 공개 불가

문화재청 과장: 문화재청은 조계종과 정책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여러 가지 내용 다루는 자리이다. 회의록 공개는 어렵다. 

관람료 문제 보도에 "기자 너는" 댓글

강동효 기자: 조계종이 재정 투명성에 의지를 보여야 한다. 내가 사찰 문화재관람료 관련 기획기사를 보도하고 나니, 해당 기사에 “너는 기자월급 공개하느냐”는 댓글이 달렸다.

사찰 문화재관람료 공개는 스님들이 얼마를 받는지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다. 사찰의 살림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참고로 신문사는 재정을 공개한다. 미투 바람이 지금은 성문제에 국한되고 있지만 점차 다른 분야로 번질 수 있다. 이 점을 알기 바란다.

   
 

불자들, 가진 것 의미부터 바로 알자

김형남 변호사: “사찰림 대부분이 산1번지이다. 이는 국가가 사찰에 해당 산림을 잘 보존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찰 산림을 영리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고 해서 재산권 행사를 제약받는 것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팔지도 못하고 사용도 못하니 댓가를 내놓으라는 것은 옳지 않다.

불교계 구성원들은 스스로 자기가 가진 것의 의미를 명백히 올바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참고로 캐나다는 종교인 소득도 모두 공개한다. 그렇다고 불편해 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지금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마지막 단계인 불투명성과 진실하지 못한 위선을 극복해야 할 때이다. 그 지점에 지금 종교계가 닿아있다. 우리 사회가 한 발자국 더 나갈 수 있도록 불교계부터 포기할 것은 포기하길 바란다.

[뉴스렙=조현성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34-733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법인명 : 뉴스렙
  • 제호 : 뉴스렙
  • 등록번호 : 서울 아 0043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7-09-17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뉴스렙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etana@gmail.com
  • 뉴스렙「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조현성 02-734-7336 cetana@gmail.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