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영감의 씨앗 뿌려야 …젊은 불교 지향”
“열정·영감의 씨앗 뿌려야 …젊은 불교 지향”
  • 서현욱
  • 승인 2018.03.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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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8 IBYE 주최한 덴퐁 수완나카아롭 WFBY 회장
세계청년불교우의회(WFBY) 덴퐁 수완나카아롭 회장.

세계 청년 불자들의 모임인 2018 국제 불교청소년 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가 ‘성찰을 통한 공동체 회복’을 주제로 3월 15일부터 18일까지 제주 4.3평화 공원을 비롯한 제주도 일원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세계 청년 불자들이 제주 4.3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로 진행됐다. ‘제주 4.3. 70주년 국제합동추모제’와 ‘집단학살에 대한 성찰과 공동체 회복’ 주제 국제학술 세미나, 4·3 유적지 참배 등으로 3박 4일의 일정을 바쁘게 보냈다.

2018 국제 불교청소년 교환캠프는 세계불교도우의회(WFB) 산하 단체인 세계청년불교우의회(WFBY)가 주최했다. WFBY는 태국 방콕에 본부를 둔 청년불자들의 국제네트워크이다. 2018 국제 불교청소년 교환캠프를 위해 제주도를 찾은 덴퐁 수완나카아롭 회장을 만났다.

Q. WFBY에 대해 소개해 달라.

불교계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규모가 큰 청소년 불자들의 국제 네트워크 기구다. 단체 이름처럼 교류를 통해 불교 청년들의 우호를 증진하고 젊은이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테라와다 불교와 대승불교는 형식과 교육이 다르고 그 안에도 여러 종파가 존재한다. 하지만 붓다의 가르침은 결국 동일하지 않나. WFBY는 붓다의 가르침에 따라 청년불자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고 있다.

또한 불교단체 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청소년, 청년단체와도 연계해 교류하며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리는 국제적인 활동을 이어왔다.

Q. WFBY 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우선 교류와 연대에 방점을 두고 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불교를 대하는 방식도 모두 다른 이들을 하나로 어우르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다. 나라마다 스님들의 옷차림도 다르고 예불을 하는 방식도 다르다. 공통점이 있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평화는 다름을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부처님께서도 평화를 가르치시지 않았나. 개인이 평화로워야 가족, 사회, 국가 그리고 세계가 평화로워지는 법이다.

Q. IBYE 캠프가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미래를 위한 일종의 투자다. 불교는 어르신들의 종교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사성제의 ‘고’를 이야기하는 종교로 불교를 좁게 바라본다. 또 고통스러운 이들이 찾는 곳이 절이라는 공정된 생각이 이 같은 편견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하는 일은 젊은 청년들에게 불교를 전하는 일이다. 젊은 청소년들에게 포교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가르침을 전하기에 앞서 영감을 전하려고 노력한다. ‘고’를 이야기하기 보다 ‘행복’, ‘즐거움’을 이야기하려 하는 것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오늘 4.3 추모제에서 기념식수 행사가 있었는데, 청년포교도 이와 같다. 씨를 뿌리지 않으면 결과도 없는 법이다. 제주 청소년, 청년들의 마음에 오늘 뿌린 평화의 씨앗이 자라서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고통에 직면했을 때, 그 열매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캠프는 세계 청소년들에게 열정과 영감이라는 씨앗을 심는 행사였다.

덴퐁 수완나카아롭 WFBY 회장. 2018 국제 불교청소년 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 개막식 참석 모습.

Q. 제주에서 열린 이번 IBYE 캠프, 어떻게 보았나?

짧은 기간 제주의 불교를 접했지만, 네트워크를 공고히 할 수 있었다. 제주 청년들은 외국에서 온 친구들과 교류하며 다른 나라의 불교를 배울 수 있었고, 각국의 청년들도 제주의 불교를 배울 수 있었다. 이는 교류의 큰 장점이다. 이번 캠프가 참가자 개개인에게 큰 영감을 주었을 것으로 기대한다. 4.3이라는 아픔이 있음에도 그 역사를 세계인에게 널리 알리고, 아픔을 극복하려한 제주 불교계의 활동이 자랑스럽다.

Q.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4.3을 주제로 캠프가 진행됐다. 이번에 제주에 와서 4.3 사건을 처음 접했을텐데 어떻게 느꼈나.

상처로 예를 들어보자. 몸에 난 상처 주변이 가렵다고 계속 긁으면 상처가 번지기 마련이다. 깨끗이 씻고 또 잘 아물 수 있도록 열심히 관리해야 한다. 이를 전제로 4.3을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개인에게 적용되는 불교적 방식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우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봐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부처님께서는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말라’고 가르치셨다. 다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한다. 7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잊지 말고 다만 용서하는 것이 불교적인 방식이다. 고통을 바라보되 그 고통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궁극적으로는 이 방법만이 개인을 평화로 이끌 수 있다.

심리학적 차원으로 접근하자면 ‘집단’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상처를 조심스레 관리하지 않으면 덧날 수 있다. 덧나지 않으려면 주변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이는 사회가 해야 할 역할이다. 4.3은 ‘집단학살’의 트라우마를 남겼다. 지금 현실이 평화롭다해도 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회가 그 트라우마를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 단체가 한 추모행사와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제주시가 그 역할을 충실히 잘 수행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주불청을 비롯한 불교계 및 제주시 관계자, 제주 시민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교환캠프를 끝까지 지켜봐 준 한국불교 언론에 감사하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뉴스렙=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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